문득 눈이 떠졌다.

아차... 늦었다.. -_-;; 핸드폰 알람소리를 들으면서 그대로 잤나 보다. 벌써 오전 6시.
내가 알람소리를 못듣고 계속 자면 셉이 깨워주기로 했었는데... 아직까지 자고 있는 걸 보니 어제와는 반대로 셉 일행끼리만 태종대에 갔나보다.
아쉽네..^^;

핸드폰을 보니 또 셉한테서 문자가 와 있다.

“우리 또 날샜어..”

헉.. -_-;;

나중에 변명을 들어본 즉슨... 새벽에 일어날 자신이 없어서 아예 날밤새고 해를 보러 갈려고 했단다.. 하지만 항상 그렇듯이 잠깐 침대에 눕는 바람에 완전히 잠들고 만다... -_-;;
이틀연속 황당함의 극치였다.. ㅋㅋㅋ

셉과 일행들을 전화로 갈궈서 일찍 일어나게 했다. 정오쯤에 서울로 가야했기 때문에 서둘러야 했다. 태종대는 남포동에서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는데, 이곳도 용두산 공원과 마찬가지로 편하게 태종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. 바로 코끼리 버스를 타고 말이다. ^^;
코끼리 버스를 타면 자살바위가 있다는 등대를 지나서 태종대까지 시원~하게 태워다 준다.
태종대에 도착하니...
오..~~~~ @.@ 이게 왠 바다야~!

거칠 것 없이 수평선 너머까지 시원하게 펼쳐져 있는 코발트빛 바다(이렇게 표현을... ^^;)..!! 그리고 수평선 너머로 유유히 떠있는 배들의 모습.. 정말 대단했다.
물론 눈과 손은 하나가 되어 열심히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다.. ^^; 잠시 바다의 정취에 취해있다가 셉일행과 사진 몇장 찰칵...찰칵...찰칵...
로모그래퍼인 셉은 로모가 고장나는 수모를 당해 자동카메라를 가져왔지만 역시 그버릇 누구 못준다고 열심히 몰카를 찍고 있었다...(찍히면 죽는다.. -,.- 엽기사진의 대가...)

태종대를 둘러보고 나오니 어느새 정오에 가까워진 시각이다. 부산에서 서울까지는 상당히 먼거리이므로 일찍 버스를 타기로 하고 가볍게 점심을 먹으러 다시 국제시장에 갔다.(어제 그 찌짐이와 떡볶이가 생각나서인지..흐흐흐... ^ㄱ^ 원래는 나 혼자서 일행과 헤어진 후에 거제도로 가서 사진을 찍을려고 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.. 게다가 몸도 많이 지쳤다.
말이 4박5일이지... 정말 유럽여행을 가면 한 두달 정도를 어떻게 버틸지 궁금했다. (혼자 다녀서 더 빨리 지친걸까? ^^)
국제시장에 가서 다시 분식세트를 먹고 서울로 올라가기 위해 헤어지기로 했다.

부산-서울간 고속버스... 중간에 차가 막힌 탓에 장장8시간 이상을 버스에서 누워있어야 했는데 그시간은 정말 지옥과도 같았다. 노트북 배터리도 다 떨어지고... 차는 막히고... 설상가상으로 버스안은 찜통처럼 더웠다.. -_-;;;; (--> 이렇게 땀흘림..)
그렇게 마지막을 액땜하듯이 고생하고 나서야 4박5일간의 일정을 겨우 마칠 수 있었다.

오랜기간 다닌만큼 보는 것도 많았고 겪었던 일도 많았다. 게다가 혼자서 다니다 보니 여러모로 내 운신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아깝지 않은 경험으로 기억될 수 있을 듯 싶다.
만약 누군가가 나에게 또다시 그렇게 여행해 보라면 나는 과연 어떻게 할까? ^^
물론 여건이 된다면 또 길을 떠날 것이다. 그리고 다음번엔 이번 여행에서 얻어진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짧은 시간내에 효율적인 여행을 계획하게 될 것이다.
더불어 이번 여행을 기점으로 ‘여행사진’과 ‘별사진’이라는 분야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.. ^^ 앞으로 더욱 멋진 여행으로 나 자신을 찾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....

<-- 이전날